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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권혁재 기자의 不-완벽 초상화] 소설가 김탁환의 운명
“시를 좋아했지만 선배의 꾐으로 고전 문학을 전공했습니다. 평론가로 등단했지만 소설가를 꿈꿨습니다. 육군사관학교로 갈 수 있었지만 성가신 선배들을 피해 해군사관학교 교관을 지원했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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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권혁재 기자의 不-완벽 초상화] 박경림, 네모 속의 삶
“1997년 11월, 열아홉에 방송 데뷔를 했습니다. 시청자를 희롱하는 목소리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. 각진 얼굴 탓에 ‘네모공주’라고도 불렸습니다. 제가 선택한 일, 제 스스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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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권혁재 기자의 不-완벽 초상화] 삼중 스님 삶의 두 스승
“항상 두 개의 염주를 지닙니다. 지닌 지 수십 년입니다. 두 사형수가 만든 것입니다. 하나는 살아난 자의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저승의 삶을 사는 자의 것입니다. 삶과 죽음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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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권혁재 기자의 不-완벽 초상화] 화가 사석원의 소통법
“일곱 살 때까지 말을 못했습니다. 머리통만 크고 침만 흘리는 바보 같았었죠.그러니 놀아줄 친구도 없었습니다. 책상 밑에 들어가 배 깔고 그림만 그렸습니다. 그것이 유일한 소통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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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권혁재 기자의 不-완벽 초상화] 시인 신경림의 옛 생각
“마흔 즈음, 7년간 살았던 안양시 비산동 489의 43번지. 치매를 앓던 할머니, 중풍 걸린 아버지, 암에 걸린 아내가 거기서 세상을 떠났습니다. 사람들은 흉가라 했습니다. 그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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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권혁재 기자의 不-완벽 초상화] 데니스 홍의 ‘철인’ 정신
“2007년 4월의 총기 사건으로 32명이 희생돼 충격에 휩싸인 버지니아 공대. 추모 스톤은 33개였습니다. 놀랍게도 하나는 범인 조승희를 위한 것이었습니다. ‘내 인생·마을·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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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권혁재 기자의 不-완벽 초상화] ‘나’를 찾는 건축가 승효상
“김수근 선생 문하에서 15년을 있다가 독립을 했습니다. 김수근 건축은 알았지만 승효상 건축은 없었습니다. 별빛 없는 구름 낀 밤 바다를 항해하는 선원처럼 막막했습니다. 금호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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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권혁재 기자의 不-완벽 초상화] 성우 성병숙의 엄마 향기
“대학 재학 중 합격한 성우. 딴따라는 안 된다는 아버님의 반대. 어머님의 간곡한 설득으로 겨우 시작했습니다. 어머니는 성우의 삶을 열어주고, 그 삶을 지키는 그림자였습니다. 녹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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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권혁재 기자의 不-완벽 초상화] 인상학 교수 주선희의 ‘인상역정’
“어릴 적부터 숨 쉬듯 공부한 게 인상입니다. 인상을 본다고 하니 산에서 내려온 사람 취급하는 게 현실이었습니다. 길흉화복 점치는 일이 아닌 사회학으로서 인상을 정립하고 싶었습니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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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독자 옴부즈맨 코너] 영혼이 있는 사진 ‘완벽 초상화’ … 언제나 긴 여운
1월 12일자 중앙SUNDAY에는 교학사 국사교과서 채택 반대 운동에 대한 논란이 잘 다뤄졌다. 세계관이나 역사관이 하나일 수밖에 없다는 확신에 의문을 제기하고, 나와 다름에 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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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권혁재 기자의 不-완벽 초상화] 새 길 찾는 교수 최재천
“온갖 데 관심을 다 가지는 산만한 아이였습니다. 요즘 같았으면 ADHD 판정을 받았을 겁니다. 대학 때 맡은 직책만 아홉, 사무실 출근하듯 학교를 다녔습니다. 갈 길을 정하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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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권혁재 기자의 不-완벽 초상화] 조호성의 ‘희망’ 페달
“쇄골ㆍ손가락 골절, 팔꿈치 인대 파열, 100 바늘이 넘는 수술 자국. 아픈 것보다 자전거를 못 타는 게 두려웠습니다. 47연승, 그랑프리 최초 3연패, 4년 연속 상금순위 1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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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권혁재 기자의 不-완벽 초상화] 요리사 박효남의 손가락
“호텔 입사 시험, 이력서는 단 세 줄이었습니다. 초등학교, 중학교 졸업과 조리사 자격증. 더구나 오른손 검지 두 마디도 없었습니다. 말도 안 되는 경력으로 겨우 시작한 요리사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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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권혁재 기자의 不-완벽 초상화] 말 조교사 이신영의 분투
“2001년 최초의 여자 기수, 2011년 최초의 여자 조교사가 되었습니다. 기수일 때나 조교사인 지금도 ‘여자라서 안 된다, 특혜를 받는다’는 수군거림을 듣습니다. 그저 향수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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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권혁재 기자의 不-완벽 초상화] 음악가 양방언의 사부곡
“음악을 위해 의사의 길을 포기했습니다. 아버님의 극심한 반대에 가출을 했습니다. 재일교포이기에 순탄한 삶을 기대하셨던 당신은 돌아가시면서조차 저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.세상의 모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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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권혁재 기자의 不-완벽 초상화] 가슴으로 찍는 사진가 양종훈
“제대 후 대학 사진과 실기시험. 공부가 부족했다. ‘제가 아는 것을 질문해 달라’ 요구했다.스와질란드 에이즈 취재, 가족과 주변의 만류에도 에이즈 환자를 먼저 껴안았다. 시각장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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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권혁재 기자의 不-완벽 초상화] 배우 조진웅의 비움
“20대엔 장혁·권상우·송승헌 등 또래 스타 배우를 보며 매니어층 배우에 불과한 스스로를 인정하기 힘들었습니다. 서른이 되면서 뚱뚱하면 뚱뚱한 대로, 늙어 보이면 늙어 보이는 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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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권혁재 기자의 不-완벽 초상화] 사진가 육명심의 허물벗기
“아버님은 승려였고, 어머님은 대를 잇기 위해 들인 씨받이였어요. 접붙이듯 태어났으니 한 편의 소설과 다름없죠. 대학교수를 하면서 마흔이 되어서야 예술가들의 초상을 찍기 시작했습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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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권혁재 기자의 不-완벽 초상화] 뇌과학자 김대식의 ‘정신’
“100억 년 우주에 비하면 100년도 못 사는 삶. 그 삶이 너무 미약하다는 생각이 저를 지배했습니다. 열 살 남짓 꼬맹이 때부터 그랬습니다. 매사가 허무했습니다. 그 허무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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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권혁재 기자의 不-완벽 초상화] 국악인 이춘희의 ‘아리랑’
“죽을 정도로 아파도 소리만 하면 일어났습니다. 죽도록 좋았습니다. 흑백TV 시대가 왔습니다. 못생겼다는 이유로 찬밥이었습니다. 컬러TV 시대가 오자 더했습니다. 얼굴이 아닌 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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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권혁재 기자의 不-완벽 초상화] 보디빌더 김상훈의 시간
“서른여덟, 직장을 그만두고 보디빌딩을 시작했습니다. 서른아홉, 첫 시합에 나갔습니다.마흔넷, 올해 국가대표가 되었습니다. 무대 위에 서는 고작 30여 초를 위해 먹고 자고 생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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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권혁재 기자의 不-완벽 초상화] 노성일의 빛과 소리
“왼쪽 귀는 다섯 살 때부터 들리지 않습니다. 중·고교 시절 거의 꼴찌였습니다. 40대에 왼쪽 눈을 실명했습니다. 지금은 오른쪽 눈과 귀도 성치 않습니다. 고비 때마다 한 발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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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권혁재 기자의 不-완벽 초상화] ‘무쇠 팔’ 화가 석창우
“1984년 10월 29일, 2만2900볼트 고압 전류에 감전됐습니다. 일주일 후 깨어났습니다. 두 팔과 두 발가락이 없어졌습니다. 걸을 수 있으니 다행이다 싶었습니다. 팔에 갈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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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권혁재 기자의 不-완벽 초상화] 소설가 이경자의 생채기
“반동, 빨갱이라는 말들이 난무하던 양양 수복지구에서 태어났습니다. 제 삶은 시대의 상처 속에서 시작되었습니다. 삶이 상처였던 어머니, 당신은 그것을 고스란히 제게 뱉었습니다.